영화와 부산의 각별한 인연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일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은 한국영화의 생장점으로 기능했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의 영화제작사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한국영화의 초창기를 이끈 영화인들도 배출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국제영화제, 영상위원회, 시네마테크가 잇달아 출범하면서 세계적인 영화도시로 성장했다. 부산은 늘 한국영화의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임권택영화박물관의 2016년 기획전 ‘영화 부산, 희망의 연대기’는 이러한 영화도시 부산의 발자취를 살피면서 한국영화의 역사를 배우고 부산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것이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관람자가 역사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쪽 벽면을 채운 거대한 ‘부산 영화 지도’는 영화와 부산이 더불어 엮어간 110여 년의 역사를 펼쳐 보여줬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 키오스크를 통해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임권택 감독과 부산의 인연에 관한 자료들도 지도와 키오스크에 담겨 있다. 그가 청년시절 머물렀던 곳이나 영화를 만들었던 지역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획전의 중심이 되는 동영상 <임권택의 부산>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속에 재현된 부산의 이미지를 통해 부산의 지역성을 탐색하는 프로젝트다. 대표적인 5 편의 영화와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공간의 사회문화사적 의미를 짚어보는 <임권택의 부산>은 감독 개인뿐만 아니라 당대의 수많은 관객들이 부산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가늠해보는 재미를 줄 것이다.
동서대 임권택영화박물관은 동서대가 임권택 감독의 작품을 비롯한 한국영화의 세계를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10월 7일 2016년 기획전 개최 축하행사에는 임권택 감독과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 안성기, 신성일, 김희라 등이 참석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김세훈 위원장, 한국영상자료원 류재림 원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