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전시 출발과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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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1962년 데뷔 이후 액션영화, 사극, 국책영화 등의 다양한 장르영화를 양산하며 영화 연출의 기반을
다지던 시기를 조명합니다. 영상 콘텐츠와 영화 포스터 등을 통해 임권택 감독의 초기작을 접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에서 발행된 임권택 감독 연구서적과 각종 언론자료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임권택영화연구소에서
발간한《임권택, 신문으로 본 역사》는 전시실 내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임권택 감독은 1962년부터 1975년까지 약 60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액션영화와 사극영화를 비롯하여 멜로드라마, 희극영화, 공포영화,
새마을운동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 장르를 섭렵했다. 존 포드, 빌리 와일더, 윌리엄 와일러 등이 만든 할리우드 영화는 당시의
그에게 따르고 익혀야 할 영화 문법의 전범이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이력은 1963년부터 10년간 제1의 르네상스를 구가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면서 서서히 자기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최초의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
스물여덟 살의 임권택 감독은 초호화 캐스팅의 전쟁영화로 데뷔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주 독립군이
일본군과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는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액션 장면을 연출하여 호평을
받았다.
무국적, 무법자, 액션 활극
일제강점기부터 조금씩 만들어지던 액션영화는 1960년대 초반부터 붐을 일으켰고, 그 붐은 다양한 하위 장르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임권택 감독의 액션영화 목록은 그 역사를 반영한다. 1968년에서 1973년 사이에는 도시를
배경으로 폭력조직의 배신과 음모를 그리는 범죄영화와 만주 벌판을 무대로 독립군, 일본군, 비적 등이
대립하는 만주 활극이 주를 이룬다. 그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다루는 <낙동강은 흐르는가>(1976)를 끝으로 액션
장르를 떠났다가 1990년대 초 <장군의 아들> 시리즈로 다시 돌아온다.
사극, 전통의 발견
임권택 감독의 사극영화 계보는 두 갈래로 나뉜다. <망부석>(1963)을 포함한 초기 작품들에서는 궁중의 당쟁과
권력 다툼을 주로 다룬다. 1967년부터 1972년까지는 일종의 액션영화라고 볼 수 있는 검객물로 일관했다.
흥미로운 점은 초기의 사극영화들에서 임권택 영화 미학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가옥
구조를 활용하여 공간의 깊이감을 살리는 촬영기법을 터득했다. “삶을 카메라가 따라간다”라는 그의 표현은
이후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천착하는 그의 영화 세계와도 맞닿아 있다.
국책영화를 통한 단련
1973년 2월 16일 공포된 제4차 개정 [영화법]에 따라 영화진흥공사는 유신체제의 이념을 구현하는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임권택 감독의 한국전쟁을 다룬 반공영화<증언>(1973)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또한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 연출로 관객몰이에도 성공했다. 그의 또 다른 국책영화 <아내들의 행진>(1974)은 농촌의
아낙네들이 단결해 마을을 재건하는 새마을운동 영화이다.